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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동창회 회장 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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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서울법대 선후배 동문 여러분,

오늘 총회 자리는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서울법대인 상을 받으신 분들을 사표로 삼아 서울법대의 유구한 전통과 법대인의 정신을 연면히 이어가기 위한 자리이므로 먼저 오늘 현창 받으신 세 분 동문님과 가족 분들께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올리며, 이 같은 자리에서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제가 모교 동창회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아울러 오늘 모교의 올바른 역사를 명징하는데 기여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으신 두 분 동문님과 이 자리를 빛내 주시기 위해 참석해 주신 원로 선배님들과 동료, 후배들, 모교 교수님들에 대한 감사 말씀과 함께, 산수패를 받으신 16회 선배님들과 고희패를 받으신 26회 선배님들께 심심한 축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모교 27회 졸업생으로 입학 당초부터 졸업할 때까지 정치사회적 혼란과 갈등 속에 대학생활의 낭만보다는 암울한 현실에 짓눌려 수시로 닫혀 있는 교문 밖에서 미래의 좌표도 세우지 못한 채 많은 시간 방황했을 뿐, 당시 처절한 민주화 투쟁에 앞장서지도 학업에 매진하지도 못했습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동창회 회장

그렇게 방황하는 동안 법서 보다는 사회, 문화, 종교, 심리학 서적에 탐닉하여 나름대로 보다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던 젊은 날, 유기천 교수님 형법학의 심연에 빠져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과 인문의 정신, 그리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비로소 법학도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하게 되었는데, 그런 제가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모교 동창회의 회장직을 맡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만큼, 마치 주술에 걸린 양 얼떨결에 모교 동창회 회장의 소임을 맡게 된 것은 분에 넘치는 영광이자 제게는 또 다른 역설적 외도여서 무거운 책임감은 물론 중압감마저 느끼게 되는 것이 솔직한 소회입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줄 믿지만, 금년 2월 서울법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법학교육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됨에 따라 모교 교수님들이 한 시대를 정리하기 위해 땀 흘려 저술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72년’이 지난 달 중순에 발간되었고, 모교와 동창회의 배려로 그 즉시 역저를 제공받아 재학 중에는 물론 이제까지도 그저 아는 듯 모르는 듯 막연히 지나쳐 온 모교의 역사와 현황을 통사적 고찰과 전거를 통해 공부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덕분에 동창회장 취임을 앞두고 모교에 대해 면무식할 정도의 지식이라도 얻게 된 것이 제게는 행운이랄까, 스스로 정통성 단절의 우려를 불식할 정도의 위안을 주었고, 그를 통해 법관양성소를 효시로 우리나라 근대 법학교육이 태동한 후 법학교, 경성전수학교, 경성법학전문학교, 경성제국대학 법률학과를 거쳐 1945년 미군정법령으로 경성제국대학이 서울대학으로 개칭되고 1944년 폐교되었던 경성법학전문학교도 1946. 2. 고병국 교수님을 초대 학장으로 모시고 재 개교하여 명실공히 모교의 정사가 시작된 우여곡절을 심도 있게 살펴보고, 이제 다시 법학전문대학원 시대의 개화와 함께 역사의 한 장으로 사라져 간 과정을 묵상하며 오늘날 법학교육을 둘러싼 제반 문제의 소이연이랄까, 앞으로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법학도와 법률가를 어떻게 양성해야 하는지 모교의 후신인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후배들을 어떻게 감싸고 이끌어 주어야 하는지 까지도 일응 천착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극심한 혼란기가 단속적으로 이어지는 중에도 모교의 역사는 참으로 위대했고, 인재 양성을 통한 사회적 기여는 법조계는 물론 행정부, 입법부, 언론계와 학계, 기업, 금융계와 사회, 문화, 예술 분야에 이르기까지 미치지 않은 곳이 없고, 한편으로 민주화 투쟁을 선도해감에 있어서도 후학들의 귀감이 되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물론 개중에는 재가 승하여 시대적 소명을 외면하거나 일신의 영달을 추구하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오욕의 나락으로 떨어진 동문도 없지 않지만, 이는 역사가 심판해야 할 개개인의 품성으로, 우리 모두가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우라’는 지상명령을 금과옥조로 삼아 동문수학한 형제자매로써 한 시대를 감당해 온 모교 교수님들의 노고와 선후배 동문들의 역할에 자부심을 갖는데 주저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나라가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사회 문화적 선진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공공질서를 확립하고 약자, 사회적 소외 계층에 대한 실질적 배려를 더 하여야 할 줄로 아는바, 이를 시대적 사명으로 가슴에 새기고 국제화, 세계화 시대의 무한 경쟁과 4차 산업혁명으로 통칭되는 초연결, 융복합 시대의 과제를 넘어, 섬기고 베풀고 나누는 정의로운 사회를 선도하고 구현할 인재들을 키우고, 그들이 사회 발전에 보다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법학교육 여건과 사회제도를 정비하는데 우리 모두 겸허한 자세로 임하여 우리 사회가 법대인들에게 거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동창회 회장이 개인적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저는 선대 회장님들의 업적에 누가 되지 않도록 후배 동문들과 모교의 후신인 법학대학원 후배들의 동기회 조직과 동창회 활동 참여를 독려하여 우선 동창회 조직의 확충과 안정에 주력하는 한편, 선후배 동문 여러분들의 힘을 빌어 동문들 간의 친목도모와 그간 다양하게 진행해 온 등산, 바둑, 골프, 문우회, 시화전 등 동호인 모임을 활성화하고 낙산회보 발간을 충실하게 하여 법대인 선후배간의 동류, 동료의식 제고에 노력하겠습니다.

그에 못지않게, 모교의 후신인 법학대학원과의 유대를 강화하여 자랑스러운 모교의 역사와 법대인 정신이 연면히 계승되어 가도록 노력하여, 법학대학원 후배들이 시대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것은 물론, 나아가 시대정신을 선도하고 구현할 수 있는 정의롭고 가슴 따듯한 인재로 자리잡아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턱없이 능력이 부족한 제게 동문 여러분께서 아낌없는 지도편달 주시기 바라오며, 동문 여러분들 가정에 만복이 깃들고, 특히 원로 선배님들 모두 강녕하셔서 천수를 누리시길 기원하는 것으로 취임 인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5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