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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Fides 가치를 다시 생각하며
작성자 작성일 19-05-26 조회 180
법대 저널 이름이 피데스(Fides)였다. 지금은 법대 문우회원들의 문예동인지로 변신하여 맥을 이으면서 올해 제7호(작년 12월말)까지 선보였다. 피데스는 고 유기천 학장이 1963년 창간하면서 붙인 제호라고 전한다. 피데스지에는 제호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Fides란 ‘신의’ 혹은 ‘신뢰’를 뜻하는 라틴어로 정의 못지않은 가치요 이념이다. 당시 이 제호를 제안한 유기천 학장은 정의보다 신의가 더 중요한 가치라 하였다. ‘Fides sunt servanda(신의는 지켜져야 한다)’라고 우리는 그렇게 믿고 있다.”

  국정운영자나 고위공직을 맡겠다는 공직후보자들의 말과 행동, 거친 행적을 보면서 왠지 모를 불편함 같은 것을 느낄 때가 많았는데 그 파토스적 원인이 명확하지 않았던 것이 연초에 피데스 7호를 받아보고 비로소 떠오른 로고스가 신의였다. 信. 義.

  자신이 재판한 회사의 주식 보유, 부동산정책을 수행할 후보자의 부동산재산 증식, 공직감찰을 담당한 공직자의 이중잣대를 보며 이들에게서 신의 또는 신뢰를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다. 누군가에 대해 ‘신의가 두텁다’거나 ‘신뢰할 만하다’고 할 때 우리는 말의 일관성, 언행의 일치성, 언어의 고귀함, 전문성의 아우라를 고려한다. 일관성 없는 말과 일치하지 않는 말과 행동을 볼 때 개인은 말할 것도 없고 국정을 위임한 국민으로서 공직후보자나 공직자에게 공정성이나 진실성을 기대하지 못할 것이다.

  피데스는 고대 로마인들이 만들어낸 신(여신) 가운데 하나이다. 피데스는 믿음, 신뢰, 약속, 진실, 성실의 뜻을 갖고 있다. 피데스 여신의 대척점에 아파테(Apate) 여신이 있다. 거짓, 속임수, 기만, 사기의 신이다.

  신의, 신뢰의 피데스는 개인간의 관계에서 공동체를 유지시키기 위한 사적 덕목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공적인 분야에서 훨씬 중요하고 필요한 덕목이다. 피데스 여신은 머리에 올리브가지나 월계수 잎을 두르고 군대의 깃발을 쥐고 있는 위풍당당한 젊은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 책임이라는 공적인 역할을 강조한 것이라고 한다. 공식 이름이 Fides Publica Populi Romani 즉 ‘로마인의 공적인 믿음’인 것을 보면 피데스는 무엇보다 공직에 더 요구되는 가치이다.

  피데스 여신은 때로 백발 노파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는 약속과 신뢰를 지켜내는 것이 어떤 일보다 중요하고 존중받아야 할 가치임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신의와 신뢰를 지키는 일이 개인으로서나 공직자로서 자신의 이해를 넘어서, 정파의 이익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에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래서 젊은 여인이 백발의 노파로 변할 만큼의 고뇌가 있어야 함을 보여주려는 지혜의 산물이 아닌가 한다.

  법대를 다니며 우리는 정의(Justitia)를 세워야 한다고 배웠다. 각기 제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구약 사사기), 저마다 정의와 진리를 주장하는 혼란스런 이 시대에 개인적인 실천적 덕목으로서, 공직자에 대한 구체적 판단의 표지로서 신의는 정의를 앞서는 가치가 아닐까. 그래서 50여 년 전 법대 저널의 제호를 피데스로 제안한 고 유기천 학장의 탁견에 새삼 감탄할 따름이다.

             
이준안(李濬安)
KBS 前해설국장, 현 KBS인재개발원
낙산회보 논설위원/ (법대 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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