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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문들 작은 정성 하나로 모일 때, 서울법대인의 명예도 영원할 것 ―


  존경하는 서울법대 동문 여러분,

  오늘 분주하신 중에도 모교에 대한 사랑으로 선·후배 동문님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동창회장으로서 무한한 기쁨과 커다란 보람을 함께 느낍니다. 특히 여러 불편함을 무릅쓰고 참석해주신 원로 선배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 행사에 앞서 서울법대 첨단강의동 ‘우천법학관’이 개관되었습니다. 다 같이 기쁨을 나누어야 할 경사입니다. 이 강의동은 아시아태평양법 연구시설로 국제화 시대에 발맞춰 글로벌 인재양성에 기여하고, 로스쿨의 문답식 교육과 훈련이 가능한 강의실과 세미나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곳에서 우리 모교는 물론 대한민국을 빛낼 훌륭한 인재들이 양산될 것임을,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시 한 번, 흔쾌히 건축기금을 후원해주신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동문 여러분.
  우리 동창회가 주관하는 서울법대 후원의 밤 행사는 오늘로서 두 번째를 맞고 있습니다.
  오늘 후원의 밤이 열리기까지는 모교에 대한 우리 동문들의 남다른 애정과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 만큼 행사를 치르는 저의 소회는 자랑과 긍지로 가득합니다.
  무엇보다 이 행사는 모교의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더욱 자랑스러운 것은 서울법대인의 전통과 자부심이 있기에 이 행사가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후원을 구상하고 기획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후원을 실천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사회의 중추로 활동하고 있는 우리 서울법대인이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이 순간 서울법대인의 일원이라는 사실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잘 아시듯이 서울대 법대의 역사는 한국의 현대사와 맥을 함께 합니다. 대한민국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오늘과 같은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는 과정에 우리 서울법대인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한편에서는 헌신과 인내로 나라의 산업화를 주도해왔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열정과 희생으로 민주화를 이루어왔습니다.
  지금 우리 동문들은 법조계는 물론, 정·관계, 경제계, 학계, 언론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 진출하여 리더가 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사회의 곳곳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며 대한민국의 오늘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처럼 훌륭한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의 믿음직한 후배들이 하루하루 실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형형한 우리 후배들의 눈빛을 볼 때마다 선배로서의 막중한 책무를 다시 한 번 절감하고 있습니다.

  동문 여러분,
  우리 동문들이 국가와 사회의 중추가 되기까지는 부모님은 물론 선배님들의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그 은혜와 배려에 보답해야 할 차례입니다. 그 방법은 모교와 후배들에게 최대한의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모교에서 후배들이 공부하고 있는 현실을 들어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학생은 물론 교수들까지도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는 1천3백만 원이 훨씬 넘는 등록금과 최소한으로 필요한 생활비 때문에 학업에 전념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런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일부 학생들의 경우 이념화 되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현실입니다.

  교수들의 처지도 특별히 다르지 않습니다. 조교수들이 실제로 수령하는 월 급여는 3백만 원에 그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여건에서 과연 연구와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습니다.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최고임을 자부하고 있는 로스쿨의 현실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학생과 교수를 지원하기 위한 장학제도가 있지만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서울법대장학재단의 기금은 이제 가까스로 40억 원을 넘고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 장학재단은 옛 낙산장학회가 로스쿨의 설치를 계기로 새롭게 정비된 재단입니다.
  이 재단에서는 2013년 1·2학기에 걸쳐 로스쿨과 법학부의 장학생 한학기당 18명에게 1억 2,445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로스쿨의 경우만 보면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은 학생은 한학기당 2명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나머지 학생은 반액을 지원받는 데 그쳤습니다.

  교수들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발전재단’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연간 운영비가 5억 원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특히 최근의 저금리기조로 인해 그 운영이 커다란 난관에 처해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서울법대 동문 여러분.
  모교와 후배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덜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 누군가는 바로 우리 동문들이 되어야 합니다. 저도 앞장서겠습니다.
  모교와 후배들에게 투자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 스스로에게 투자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명예와 자존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모교가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인재를 계속 배출할 수 있도록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맙시다. 후배와 교수들이 가르침과 배움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합시다.

  우선, 모교의 발전을 위해 튼튼하고 내실을 갖춘 기금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하버드나 예일과 같은 외국 유명 대학들의 경우, 엄청난 규모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 기금을 운영하면서 충분한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함으로써 우수학생들을 계속 지원하고, 입학 후에는 학업에만 정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교수들의 연구 활동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소액다수의 기부를 활성화하여 다수의 참여를 유도해야 합니다. 예일 로스쿨의 경우, 졸업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학장의 편지를 받고 기부에 참여합니다. 매년 50달러부터 능력에 형편에 따라 기부를 시작하는데, 그 참여인원이 졸업생의 50%에 달한다고 합니다.

  세 번째로는, 졸업생과 재학생 간에 멘토·멘티 결연을 확산시키는 일입니다. 이를 통해 선배 졸업생은 재학생의 생활비를 돕기도 할 것입니다. 나아가 졸업 후의 진로를 상담해주는 훌륭한 조언자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선배와 후배는 인생의 더 없는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동문 여러분의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진심으로 호소 드립니다.
  가슴 속에 품어왔던 모교에 대한 사랑을 구체적으로 표현해주실 때입니다. 우리 모두의 성공과 성취를 위해 작은 정성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그 작은 정성들이 하나로 모일 때, 서울법대의 역사에 또 하나의 찬란한 이정표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동문 여러분,
  여러 가지로 분주함에도 불구하고 오늘 후원의 밤에 참석해주신 데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교를 사랑하는 열기가 계속되는 한, 우리 서울법대인의 명예는 영원할 것입니다. 2013년도의 마지막도 이제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알차게 마무리하시기를 바라며, 동문 여러분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10월 16일


  辛永茂 서울법대동창회장 (법대 21회, 변호사)